문화컨텐츠 / / 2022. 12. 6. 10:01

좀 재미있게 살 수 없을까? 영국의 크리에이터에게 묻다

고성연 지음 / 2013 스타일조선의 픽쳐디렉터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이 그려온 삶의 궤적을 세밀하게 탐색한다

 

 

광고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고 나름 자부심으로 또는 자존심 하나로 디자인업계의 리더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30대를 보냈다.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해 낸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기분이 좋았던 디자이너에게 늘 경험과 경력은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갈구하게 되고, 그것은 한참을 앞서 살아온 업계의 거장들을 해바라기처럼 바라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였다. 누가 되었건 흡수할만한 대상이라면 뭐든지 배우고 싶고 알고 싶어 곧장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제목도 먼저 끌렸지만 영국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잔뜩 들어가 있는 책이라 내용도 너무 맘에 들었다.

저자는 고성연 씨로 그는 런던을 거점으로 세계무대를 누비며 활약하는 이 시대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을 직접 찾아가 수년에 걸쳐 그 실체를 끄집어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분석적인 시각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 예술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에도 지식의 폭과 깊이가 상당해서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의 본질을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당대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이 그려온 삶의 궤적을 세밀하게 탐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영국 현지에서 직접 심층적으로 인터뷰하여 진정성 있는 영감과 여과된 통찰력을 제공한다. 바로 여기,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삶이 있다. '영국의 크리에이터에게 묻다'는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고의 전환을 이뤄내야 할지 훌륭한 단초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부분 발췌 - CI그룹 노 00 상무) 

 

나는 신문에 연재할 디자인 경영에 대한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창의산업이라는 각도에서 바라보니 유럽의 크리에이티브 허브로 꼽히는 도시 런던을 다시 바라보게 된 듯하다. 더 나아가서는 영국이라는 나라가 보유한 풍부하고 다채로운 창조적 자산이 눈에 쏙 들어온 것이었다. 이 변화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특히, 창조계급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도시의 기운을 새롭게 하고 국가 이미지를 바꾸는 창조계급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다를까?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고민을 보듬으며 살까? 이 책에 소개된 17명은 문화와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놓는데 큰 몫을 담당해온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이다. 창조계급 중에서도 21세기형 경제를 짊어진 핵이라는 의미에서 '슈퍼 크리에이티브 코어'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인생행로를 독창적으로 개척하고 자신만의 단단한 아성을 구축한데 그치지 않고 창조적 영역을 끊임없이 유기 적으로 확장해나간다. 디자인이나 건축 등 자기 분야에서 시작해 글을 쓰고 음악을 하고, 학교 강단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하이브리드형 크리에이터로 - 심층적이면서도 다면적인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혁신의 흐름을 이끌며 역동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들이 하나같이 통상적으로 말하는 젊은 나이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1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

- 영감의 원천은 어디에나 있다.

- 새로움은 일상에 있다.

-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니 팝아트가 되었다.

- 끈질기게 영감을 따라가라

- 근거 있는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2부 자기만의 괴짜스러움을 찾았는가?

- 추종자를 만들어라

- 장르를 넘나드는 사고가 필요하다

- 가장 나답게 행동하라

- 나는 손으로 사고한다

- 머리가 아닌 가슴에 호소한다

- 취향을 더하면 새로운 영역이 된다

 

3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은 존재한다

- 사소한 아이디어는 없다

- 확고한 비전이 브랜드를 만든다

- 내면의 감성에 집중하라

- 모든 디자인은 메시지가 된다

- 재미와 의미로 경계를 뛰어넘다

 

Poul smith / 영국 패션디자이너

 

폴 스미스 : 수영, 육상, 양궁 등 주요 종목들을 상징하는 도안이 들어간 2012년 런던올림픽 기념우표

 

폴스미스의 디자인은 위트 있는 클래식과 가장 영국적인 것의 구현으로 요약된다. 그는 품위 있는 우아함과 번뜩이는 유머로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이다. 글로벌 브랜드를 거느린 사업가로 아이 같은 천진한 호기심을 지닌 적극적인 오브제 수집가이며 프로 못지않은 사진작가, 그리고 참 심한 재능을 발굴하는 후원가, 자신의 창조적 영역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확장해 나갈 뿐 아니라 타인의 재능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는 삶, 이런 삶이야말로 요소요소가 잘 버무려진 영국식 절충주의 예술작품이 아닌가 한다.

 

독후감 :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야 행복하다

 

이 책을 구입한 시기는 9년 전이다. 그때도 새롭고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페이지들을 넘기며 디자인 작가들의 사진 속 작품들에 더 눈길을 빼앗기고 탐독했었다. 무려 9년이나 지난 책이고 내용들인데 요 며칠 다시 책장을 넘기며 디자이너들을 다시 확인해봐도 여전히 설레게 되고 또 다른 영감을 얻게 된다. 17명의 디자이너들이 이룬 업적들을 다시 확인하면서 그동안 내가 이룬 업적은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게 된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들이지만 그래도 몇 가지 되는 것 같아 안심이고 인스타와 페이스북으로 또 블로그로 자랑질이라도 한번 신나게 해 봐야겠다. 지금은 혼란스럽다. 그동안 디자이너라고 고집을 피우며 자리를 지켜왔지만, 보란 듯이 내세울 만한 반백년 작품들이라곤 내세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디자인을 찍어내는 내 모습에 심한 자괴감도 생기고 우울함도 찾아온다. 내가 나를 소개하고 피력하는 자소서라도 적극적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세상 어느 구석에서 어느 누군가가 봐주지 않을까 싶다. 베껴가든 답습을 하든 무슨 상관이랴마는 아무튼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디자이너들도 많을 것 같다. 지금은 버티고 버텨내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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